내가 무척이나 좋아라하는 술집, 딱한잔.
술이라곤 제대로 마실 줄도 모르는 내가,
이집의 요구르트 소주만은 맛있다고 홀짝홀짝, 잘도 마신다.

요구르트 소주 때문만은 아니다!
큼직한 압력솥에 뼈째 씹어먹어도 될 만큼 푹~ 고아 나오는 백숙!
3시간 전 예약해야 하는데, 양이 엄청 많음에도 불구하고 17,000원.
남자들 포함 7~8명이 먹어도 배가 부르다.
백숙을 다 먹고 나서 바닥에 눌은 밥을 긁어 먹는게 별미~!

딱한잔에 가는 날, 백숙을 예약한 날이 아니라면,
딱한잔에 들어서는 순간 버릇처럼 늘 주문하는게 바로 이 해물 떡볶음.
떡은 떡볶이 떡이 아닌 떡국떡을 넣고,
각종 해물과 오뎅, 맛살을 넣어 매우면서도 맛깔나는데,
뚝배기에 담겨 있어 보통의 떡볶이와는 다르게 더욱 특별한 요리처럼 느껴진다.

그 다음으로 자주 먹는건 바로 이 철판쏘세지볶음이다.
요 쏘세지 볶음은 처음부터 위 사진처럼 나오는게 아니다.
자르지 않은 통통한 쏘세지 4줄과 동글동글한 조랭이떡,
그리고 채썰은 야채가 각각 분리되어 있는 채로 두터운 철판에 담겨 나오는데,
테이블에서 직접 불 위에 얹어놓고 쏘세지 자르고 볶아 먹는 요리다.

그 외에도 추천메뉴는 무궁무진히 많이 남아있다.
특히 적극 추천하고 싶은건, 나오자마자 먹느라 사진도 못찍은 "육포와 쥐포"
육포도 그렇고 쥐포도 그렇고, 둘다 도톰하고 정말 맛있다.
오죽하면 다 먹고 나와 집에 가면서 하나 더 주문해 포장해갔을 정도.
A4지 서너장 만한 큼지막한 크기로, 그것도 "네모낳게" 나오는 김치전도 맛있고,
생조개살볶음이나 골뱅이, 계란탕 등등.. 내가 먹어본 모든 메뉴가 맛있었다.

결정적으로 저기 메뉴판 왼쪽에 "백수안전구역" 딱지 보이는가?
그 밑에 있는 하얀 종이에는 이런 내용이 적혀 있다.

To. 딱한잔을 사랑하는 사람들께
딱한잔은 가게 open (2002년 3월 24일) 이래
3년동안 안주값을 단 10원도 올리지 않았습니다.
음식 재료값의 엄청난 폭등속에서도
당신(딱한잔을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의리를
지키기 위해서 어려운 환경을 꿋꿋이 이겨내며
향후 5년간, 안주값을 절대로 올리지 않겠습니다.

- 2005년 추석즈음에... From 주인장.

정말로, 안주값은 대체로 5천원에서 8천원 사이.

나도 얼마전에서야 처음 알았는데, 딱한잔이 논현에만 있는게 아니었다.
강남에도 있고, 대학로에도 있고, 신촌에도 있댄다.
회사에서 가자면 강남역으로 가는게 백배 더 편하겠지만,
왠지 한적한 골목 속에 있는 논현점에 더욱 정이 간다.
(사실 다른 지점은 한번도 안가봤다. -_-;)



이상. 딱한잔 이야기 마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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