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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출간된 <오르가니스트>는 200여 회 이상의 언론의 극찬과 함께 그를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올라놓았고 영화, 오페라, 드라마, 연극, 뮤지컬 등으로 공연되면서 지금까지도 끊임없는 사랑을 받고 있다. 이 책은 이후 300개국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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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받아 읽게된 무려 '독일' 소설.. ^^;
뭐랄까, 생각해보면 결국 제대로 본적도 없지만 왠지 내 타입이 아니라고 생각해온 독일영화 때문인지,
나는 그다지 독일문학에 관심이 없었는데, 선물로 받고선 독일소설인줄도 모르고 순식간에 읽었다.
읽고나서 독일소설임을 알았을 때에야, 왜 그렇게 이질감이 들었는지 알겠다, 라며 끄덕였다.
신은 한 음악가를 창조했다. 그러나 이 음악가는 단 한 소절의 음표도 종이에 적을 수 없었다. 아무리 원했어도 악보표기법을 배울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들은 뻔뻔하게도 이와 같은 사탄의 계획을 완성시켰다.
요하네스 엘리아스 알더의 충격적인 운명이 우리 귀에 들려왔을 때, 우리는 숙연해졌다. 세상은 얼마나 훌륭한 인간들을, 철학자, 사상가, 시인, 화가, 그리고 음악가들을 잃어버릴 수밖에 없었던가. 오직 그들에게 순수한 기술을 배울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우리는 더 나아가 생각해본다. 소크라테스는 최고의 사상가가 아니며, 예수는 가장 위대한 박애자가 아니요, 레오나르도는 가장 훌륭한 미술가가 아니고, 모차르트도 가장 완전한 음악가가 아닐 수 있다고. 전혀 다른 이름들이 이 세상의 운행을 규정했을 수도 있다고. 그리고 우리는 이 이름 모를 사람들, 태어났으면서도 한평생 태어나지 못한 사람들을 애도한다. 요하네스 엘리아스 알더는 그런 사람들 중의 하나였다.
요하네스 엘리아스 알더의 충격적인 운명이 우리 귀에 들려왔을 때, 우리는 숙연해졌다. 세상은 얼마나 훌륭한 인간들을, 철학자, 사상가, 시인, 화가, 그리고 음악가들을 잃어버릴 수밖에 없었던가. 오직 그들에게 순수한 기술을 배울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우리는 더 나아가 생각해본다. 소크라테스는 최고의 사상가가 아니며, 예수는 가장 위대한 박애자가 아니요, 레오나르도는 가장 훌륭한 미술가가 아니고, 모차르트도 가장 완전한 음악가가 아닐 수 있다고. 전혀 다른 이름들이 이 세상의 운행을 규정했을 수도 있다고. 그리고 우리는 이 이름 모를 사람들, 태어났으면서도 한평생 태어나지 못한 사람들을 애도한다. 요하네스 엘리아스 알더는 그런 사람들 중의 하나였다.
이 책의 표지를 보았을 때, '신을 거부한 완벽주의자 이야기' 등의 문구를 보고,
아, 아름다운 음악가, 예술가의 이야기인가보다- 하고 화려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기대했지만...
나의 기대는 무참히 깨어지고, 생소한 배경에서 진행되는 이야기는 음울하기 짝이 없었으며,
심지어 소설의 1/4 가량이 진행될때까지 주인공은 오르간을 연주하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이 가진 묘한 매력에 끌려 끝까지 책을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
신은 끝까지 잔인했다.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큰 규모의 폭풍 속에서 음향과 소음의 뇌우가 엘리아스의 두 귀에 후두둑후두둑 떨어졌다. 수백 개의 심장이 매우 혼란하게 뒤섞여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뼈가 부서져나가는 소리, 수없이 많은 혈관속에서 나는 윙윙 소리, 입술을 다물 때 나는 메마르고 갈라진 긁는 소리, 이빨들 사이에서 나는 깨지고 부서지는 소리, 딸꾹질 소리, 목 가시는 소리, 기침 소리, 침 뱉는 소리, 코를 훌쩍이는 소리, 오줌이 철썩거리는 소리, 머리칼에서 나는 솨솨 소리, 짐승가죽의 털에서 나는 더 거친 솨솨 소리, 인간의 피부를 천의 표면이 긁는 소리, 땀방울이 증발할 때 나는 가느다란 윙윙 소리, 근육의 마찰 소리, 짐승과 인간의 성기가 발기할 때 나는 피의 외침 등. 인간과, 땅 위와 땅 밑에 사는 모든 피조물들이 내는 음성과 소리의 광적인 혼란은 말 할 것도 없었다.
이 소설에는 이런 나열식 표현이 등장하는데, 작가의 상상력과 표현력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부분을 읽을 때마다 이외수의 <글쓰기의 공중부양> 이 생각나곤 했다.
한 가지 키워드에서 파생되는 많은 연관어들을 나열하는 방법을 설명하는 장이 있었기 때문.
(글쓰기의 공중부양은 글 잘쓰는 방법을 알려주는 작문 교습서 같은 책이다)
상세보기 |
마지막장까지 다 읽고 책을 덮은 나는..
정말로, 진실로, '신이 외면한 저주받은 천재'의 이야기를,
눈으로 읽은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읽었구나- 하는 기분이 들었다.
나에게 이 소설은 미리 알았다면 선택하지 않았겠지만, 읽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그런 책이었다.
그리고 나 또한, 그 이름 모를 사람들, 태어났으면서도 한평생 태어나지 못한 사람들을 애도하게 되었다.
요하네스 엘리아스 알더 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