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8월 14일(월) 7:32 [매일경제]

휴대폰 가입 꼭짓점 달했나


한국을 '모바일 강국'으로 이끈 견인차였던 휴대전화 가입자 증가세가 마침내 내리막길로 접어들어 이통시장이 꼭짓점에 달했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13일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이통 3사에 따르면 7월과 8월 국내 휴대전화 시장은 하루 평균 신규 가입자 수가 6월에 비해 39%나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휴가철 요인과 이통사의 시장 안정화 노력 때문이기도 하지만 시장 정체가 대세로 굳어졌다는 평가가 유력하다. 성장이 멈춘 시장을 놓고 3사가 사활을 건 경쟁을 벌이면서 실적이 악화되고 불똥은 시중 유통 대리점으로 튀고 있다.

◆ 마케팅비 '왕창', 신규가입 '냉랭' =지난 3월부터 18개월 이상 가입자에 대한 보조금 지급이 합법화되면서 이통 3사는 2분기 매출을 늘릴 수 있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곤두박질쳤다. 보조금 지급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 때문이다.

SK텔레콤의 2분기 마케팅 비용은 599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420억원)에 비해 35.6% 늘었다. KTF도 32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5%나 증가했다. LG텔레콤도 26.1% 늘어난 1813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냉랭했다. 지난달 휴대전화 내수 규모는 6월 150만∼160만대보다 4∼5%가량 줄어든 145만∼150만대를 기록했다.

제1 이통사인 SK텔레콤은 '010' 신규 가입과 번호이동을 포함해 42만5306명을 모았고, 해지와 번호이동을 통해 43만5991명이 빠져나가 1만685명의 순감을 기록했다.

실적도 썩 나아질 것 같지 않다. 2분기 영업이익은 SK텔레콤이 전년 동기 대비 13.2% 줄어든 6193억원에 머물렀고, KTF는 31.3%나 줄어든 1527억원을 기록했다. LG텔레콤은 1분기에 비해 10.8% 줄어든 948억원에 그쳤다.

◆ 소형 대리점 전업 폐업 속출 =보유 재고 증가에 따른 회전율 감소로 유동성 위기를 맞는 대리점도 늘었다. KTF 관계자는 "소형 대리점이 폐업하거나 전업하는 사례가 매일 보고될 정도"라고 설명했다.

용산 소재 이통사 대리점 사장은 "하루 평균 개통 실적이 절반가량으로 줄어 전업을 검토하고 있다"며 "정부가 무조건(보조금 지원을) 규제만 할 게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고 하소연한다.

업계 전문가는 "국민 대다수가 휴대전화를 쓰는 상황에서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이나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 등 첨단 서비스가 얼마만큼 수요 창출에 기여할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3사 대리점을 통한 지상파 DMB 신규 가입자는 5월 9만1000명, 6월 11만8000명, 7월 12만9000명으로 증가세다. 누적 가입자는 130만명을 넘었다.

지난 6월 시작된 HSDPA는 7월 3만명이 가입했다. 위성 DMB는 이통시장 부침과 맞물려 7월 급감했다. 모두 70만명 수준이다.

국내 휴대전화 가입자는 7월 말 현재 SK텔레콤 1997만명(50.56%), KTF 1271만명(32.19%), LG텔레콤이 681만명(17.25%)을 기록하고 있다.

[유진평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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